제3호 신진학술상: 金大洪(서울大學校 大學院 法學科 博士課程)

新進學術賞(제3호)
수 상 자: 金大洪(서울大學校 大學院 法學科 博士課程)
수상논문: 조선시대 ≪大明律≫ 違令條의 적용사례 연구 (法史學硏究 제37호[2008. 4])

선정이유

이 논문은 ≪大明律≫ 違令條의 적용사례를 조선왕조실록에서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1)주제 설정의 적실성, (2)사료 취급의 포괄성, (3)사료 가공의 독창성, (4)역사재현의 타당성 등의 면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특히 (5)법학적 관점의 충실도에 있어서 법사학의 특성에 부합하는 우수성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시대의 역사 이해 전반에 대한 기여도의 면에서나, 후속연구를 촉발 내지 자극하기에 충분한 흥미유발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면에서나, 다른 논문들보다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평가된다. 그 동안 ≪大明律≫에 대한 연구는 수용과정 등 큰 주제에 머물렀으나, 이 논문은 특정조문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분석한 점에서 한국형법사 연구의 수준을 격상시켰으며, 이후 후속연구의 모범이 되는 논문으로 판단된다.

수상소감

너무나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무슨 말로 감사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알고 연구에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저의 지도교수님이신 정긍식교수님께서 위령조에 관한 연구로 논문을 써 보라고 하셨을 때 대답을 바로 못 드리고 머뭇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박사과정생인 제가 학술지에 과연 글을 실을 수 있을까? 이렇게 주저하던 저에게 축구감독 히딩크가 한 말을 해주시며, “벤치에만 앉아있는 천재보다는 능력이 부족해도 실전경험이 많은 선수가 더 필요한 선수다. 네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능력이 부족해도 이해해 주실 수 있는 아량이 있으신 분들이 많다.” 이렇게 격려해 주셨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 말씀을 듣고 용기를 내어서 논문에 전념했었던 것 같습니다. 한 학기정도 꼬박 논문에 매진했던 것 같은데 그때의 첫 경험이 두고두고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령조에 관한 주제로 연구자료를 정리하고 논문을 준비해 가면서 제 생각과 글을 다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그때의 바탕이 제가 지금 연수하고 있는 하버드 옌칭연구소에 지원할 수 있게 해 준 큰 밑거름도 되었습니다. 이곳 하버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연구활동들을 보고 있으면, 무언가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지엽적일 것만 같은 주제들이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그 고유성을 잃지 않으면서 큰 흐름과 조화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법학에서도 어떤 물음에 대해 논리적 사고에서 나오는 추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철학, 역사, 종교적 관점을 제시하면서 논의를 풍부하게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한편의 실익과 한편의 논리라는 무게감에 다소 위축되어 있는 듯한 기초법학이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닌가 주제넘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처음에 옌칭연구소에 제 연구분야를 legal history로 제출했었는데 연구소직원이 legal history가 생소했던지 제 소개 history로 적어놓아서 정정을 요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art history는 분명히 art history라고 하면서 왜 legal history는 구분을 하지 못하는지 답답하기도 했지만, legal history를 legal history로 분명하게 구분하는 순간이 꼭 오도록 해야겠다는 오기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혹시 저를 소개하는 자리가 있으면 legal history를 꼭 부연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이런 큰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들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를 기다려주신 박병호교수님, 정긍식교수님, 조지만교수님께 특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분들은 제게 할아버지, 아버지, 큰형과 같은 분들이십니다. 끝으로 함께 공부를 계속 해 온, 그리고 앞으로 계속 해 갈 법제사 학형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