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우수학술상: 김기창(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優秀學術賞(제5호)
수 상 자: 김기창(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수상논문: 물권행위 이론의 비역사성 (법사학연구 제37호[2008. 4])

선정이유

위 두 논문은 민법상의 중요 문제 중 하나인 물권행위 개념의 역사적 변천과정과 그 제도적 존재의의를 로마법을 중심으로 현대 민법전까지 서로 상반된 입장에서 고찰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아주 모범적으로 학술적인 논쟁을 펼쳤으며, 이는 그 결론의 당, 부당을 떠나서 그 학문적 토론의 자세와 방식 자체로서 타에 모범이 되고, 향후 우리나라 학계의 보다 활발한 상호 논전과 사상 교류를 북돋고, 특히 후학들에게 학문하는 엄중함과 책임있는 자세를 예증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특기할 만한 사건이었다.

우리 학계에서는 유례가 없는 이들의 건설적인 논쟁을 적극 상찬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되며, 특히 한국법사학회에서 학술논쟁의 모범을 제시하는 이유에서 위 두 논문을 공동수상으로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물권행위 개념은 우리 민법학자들 간에 ‘이론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 과정을 살펴보고 로마법 문헌들이 후대 연구자들에 의하여 어떤 식으로 해석되어 물권행위 개념이 형성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논문을 적었습니다. 이 논문에 대하여 서을오 교수께서 훌륭한 반론을 제기하여 시작된 ‘대화’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연구자가 그리 많지 않은 법사학 분야에서 동료 연구자와 견해를 주고받고, 반론과 비판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하여 서을오 교수의 훌륭한 연구 성과로부터 많은 배움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서 교수의 품위있는 필치는 학술 논쟁은 이러해야 한다는 점을 제게 환기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즐거움을 누린 ‘대가’로 영산 법사학 학술상을 서을오 교수와 공동으로 받게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라는 격려이겠습니다만, 상을 받는 가장 행복한 방법이 바로 이렇게 훌륭한 동료 연구자와 흥미있는 주제에 대하여 견해를 주고 받고, 모르던 것을 그분 덕에 알게 되고 그 결과로 공동으로 수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상을 제정하신 영산 박병호 선생님의 연구 열정과 성과는 저와 같은 후학에게 언제나 모범이 되었습니다. 이 상을 만드신 취지를 받들어 앞으로 법사학 연구에 더 한층 매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