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신진학술상: 여말선초 紅牌⋅白牌 양식의 변화와 의의 (고문서연구 제40호[2012. 2])

新進學術賞(제13호)
수 상 자: 朴成鎬
수상논문: 여말선초 紅牌⋅白牌 양식의 변화와 의의 (고문서연구 제40호[2012. 2])

선정이유

경국대전에서는 문무과합격자에게 홍패를, 생원․진사시 합격자에게는 백패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논문에서는 고려 말에서 경국대전 체제가 성립되기 전의 홍패와 백패의 발급제도와 문서양식의 변화를 실물을 토대로 규명하였다. 󰡔경국대전󰡕에 조선 특유의 문서 양식이 제정되기 이전에 고려 말의 문서 양식과 명의 양식을 어떻게 조선의 문서 양식으로 변화 수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그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바로 이 시기의 문서를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살펴 변화와 수용 과정을 밝혀 커다란 성과를 얻고 있다. 연구대상 시기의 현존하는 홍패와 백패를 모두 확인하여 문서양식의 변화는 물론 이것이 제도로 정착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복원하였다. 수상자는 여말선초의 공문서 가운데 왕명문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경국대전의 문서양식이 정착되는 과정에 천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아가 시야를 몽고와 중국 및 일본 등 동아시아 고문서학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연구자는 고문서학 전공자로, 고문서의 양식상의 세밀한 점을 미세하게 분석하여 양식의 변화와 그 제도적 정착에 기여한 바가 크다. 한 주제에 천착하는 점, 비교사적 시각을 높이 평가하여 신진상 후보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먼저 제6회 영산법사학학술상 신진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초기 왕명문서 연구”라는 주제로 2012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그동안 연구한 분야는 주로 여말선초의 고문서에 관한 연구로서 구체적으로는 당시의 원본 敎書, 告身, 朝謝文書, 紅牌, 白牌, 賜牌, 祿牌에 관한 문서제도 및 문서양식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금번 수상 대상 논문인 “여말선초 홍패 백패 양식의 변화와 의의”에서는 고려말의 ‘王命准賜’ 양식의 홍패로부터 조선초기 ‘王旨’, ‘敎旨’ 양식의 홍패로의 변화와 그 속에 담긴 제도사적 의의를 밝혔습니다. 즉 고려말의 ‘왕명준사’ 양식의 홍패는 관사에서 왕명을 받들어 발급하는 양식이었고, 조선초의 ‘왕지’, ‘교지’ 양식의 홍패는 奉敎 형식이 아닌 왕명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양식으로서 고려말에 비해 문서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킴으로써 국왕의 인재선발권을 명시적으로 나타낸 조치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홍패와는 달리 조선초기 백패 제도의 기원을 1438년(세종 20) 이후로 비정하였습니다.

아직 저의 연구는 원본 문서를 토대로 한 전존현황 조사, 한국사 내에서의 문서 제도의 근원 및 양식 변화에 관한 고찰에 머물러 있습니다. 향후 한국 고문서에 영향을 끼친 중국 문서제도 등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고찰이 이루어져야 하며, 문서 제도와 더불어 큰 틀에서의 국가제도 및 사회 변화상 등에 대한 깊은 안목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부족한 제가 이렇게 한국 고문서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눈을 밝혀주신 영산 박병호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학위 과정 내내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전경목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를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한국법사학회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연구에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