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신진학술상: 김영석

新進學術賞(제16호)
수 상 자: 김영석
수상논문: 「已行과 未行의 의미 – 조선의 用例를 중심으로」 (법사학연구 제50호[2014. 10])

선정이유

大明律 등 전통법제는 已行으로 표시되는 결과책임에 대한 형사처벌을 기본으로 이루어져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未行으로 표시되는 예비 음모를 처벌했는데 이는 미수범과 구별되지 않아 법규해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본 논문은 문리해석의 토대인 법 개념의 명확한 용례와 중국과 조선의 의미상의 차이를 밝힘으로써 향후 법문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본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중국의 전통법전과 우리의 전통법전에 같은 법률용어가 보인다 하여 그 의미가 같았을 것으로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되고 문맥을 잘 파악하여 해석・번역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둘째, 조선의 법체계에 편입되어 있었던 대명률과 조선의 법전에서 동일한 법률용어가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우리 조상들의 대명률 이해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들은 해당 법률용어를 대명률에 쓰인 의미대로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 즉 조선의 법해석 수준이 결코 낮지 않았음을 밝혀내었다. 본 논문의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신진학술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수상소감

많은 사람들이 법사학은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가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00여 년 전 대부분 국민의 거부감 속에 서양의 법이 강제로 이식된 탓에 아직도 국민의 법의식과 현실 법제도 사이에 괴리가 크기 때문에, 법사학은 매우 실용적인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과 얘기할 때뿐만 아니라, 일부 판결을 접할 때에도 이러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우리와 서양의 과거 법제가 어떻게 달랐는지, 어떠한 발전과정을 거쳐 왔는지 아는 것은 학자들보다는 오히려 법조 실무가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실정법학자들은 법사학에 대한 무지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쉽게 논문을 쓸 수 있고 또 실제로 쉽게 논문을 써내고 있는 분야라고 무시하기까지 합니다. 이번에 제게 영산 법사학 신진학술상을 주신 것은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지 말고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