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進學術賞(제22호)
수 상 자: 李相勳(한국법학원)
수상논문: 「부당이득법상 SUUM RECEPIT 논거 검토」 (법사학연구 제55호[2017. 4])
선정이유
신진상 수상 논문인 이상훈 박사의 “부당이득법상 suum recepit 논거 검토 -고전기 로마법상 지시 사안을 중심으로-”는 민법의 가장 어려운 연구 주제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3각 관계에서의 부당이득과 관련하여 로마법에서 발전한 법리인 ‘suum recepit’을 검토한 것이다.
이 논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전반부에서는 로마법에서 ‘suum recepit’ 법리가 적용된 사례들을 검토하고 있고, 후반부에서는 이 법리를 우리 현행 민법과 비교하고 있다.
‘suum recepit’이란 ‘자신의 것을 수령하였다’는 뜻인데, 3각 관계에서 지시인과 지시수령인 사이의 관계인 대가관계가 유효하면 피지시인은 자신이 지시인을 상대로 가지는 항변을 지시수령인을 상대로 원용할 수 없다(지시수령인이 ‘자신의 것을 수령하였기 때문에’)는 의미이다. 즉, 3각 관계에서 대가관계가 유효하다면 비록 보상관계가 부존재하거나 거기에 하자가 있더라도, 선의의 수령자는 대가관계에 기하여 자신의 것을 수령하였으므로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수상 논문에서 이 상훈 박사는 로마법에서 이 ‘suum recepit’이 사용된 경우들을 세부적으로 유형화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후, 명쾌한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박사는 이 로마법의 법리를 현행 민법의 해결책과 비교하고 있다. 이 박사의 평가에 따르면, 현행 민법과 로마법의 해결책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양쪽의 입장 차이를 결론 부분에 잘 정리하고 있다. 즉, 현행 민법의 급부개념에 기초한 유형설적 해결은 간명한 결론의 제시라는 면에서는 가치가 있으나 구체적 사안에서 세밀한 이익형량 면에서 미흡하다고 하며, 로마법에서의 논의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하여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요컨대, 이 수상 논문은, 연구 주제의 세밀한 선정, 그리고 선정한 주제에 대한 면밀한 사료와 2차문헌의 검토를 통한 논지의 전개 면에서 매우 탁월하다. 또한, 현행법과의 적절한 연관성을 찾아 내고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 있어서도, 이 논문이 법사학적 논구라는 차원을 넘어서서 현행 민법학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게 한다. 저자의 진지하고도 차분한 연구 자세와 꾸준하고 성실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영산 법사학 신진상을 수상을 계기로 하여 법사학과 민법학 분야의 중견학자로서 더욱 성장해 주실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2018년 12월 14일
韓國法史學會 제11회 瀛山 法史學 學術賞
심사위원회 위원장 정종휴
수상소감
먼저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 ‘영산 법사학 신진학술상’이라는 값진 상을 주신 영산 박병호 선생님, 정종휴 심사위원장님을 비롯한 심사위원분들, 김창록 법사학회장님과 법사학회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오늘 추운 날씨에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와주신 여러 분들께 깊이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무엇보다 훌륭하신 인품과 학식으로 늘 후학들의 귀감이 되시는 존경하는 박병호 선생님의 호를 딴 상이어서 그런지 저로서는 더욱 뜻깊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조지만 총무이사님께서 수상 소식을 알려주시면서 간단한 수상소감을 준비해오라고 하셔서 고민을 해보았는데요, 법사학회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법사학회와는 개인적으로 많은 인연이 있습니다. 대학원 석사과정 때 지도교수님을 좇아서 처음으로 참석한 학문공동체로서의 “학회”였고, 그곳에서 훌륭하신 여러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발표와 토론을 보고 들으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법사학회는 군복학 이후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첫 발표를 한 곳이기도 하며, 박사학위 취득 후에는 첫 데뷔무대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재작년 데뷔무대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발표한 논문이 오늘 수상논문이 되어 감회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수상논문은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나온 로마법 주제에 관하여 별도의 연구논문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처음 이 주제로 논문을 써보라고 지도교수님이신 최병조 교수님께서 권유해주셨고 부족한 초고에 대해서 따뜻한 지도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학회 발표에서는 경북대 박세민 교수님께서 흔쾌히 토론을 맡아주셨고 그 밖에도 논문작성에서 논문투고 및 공간에 이르기까지 여러 로마법교실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최병조 교수님을 비롯한 로마법교실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논문 공간 이후에는 민법 교수님들의 논문에서 가끔씩 인용되는 것을 보면서 법사학을 공부하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학위 취득 후에 여러 바쁜 일들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렸고 그 과정에서 지치기도 했습니다만, 오늘 상을 주시는 의미가 게으름 피우지 말고 더 열심히 분발하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 더욱 정진하여 미력이나마 법사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제가 학문의 길을 가기로 선택했을 때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전공분야는 다르지만 학문의 동반자이자 인생의 반려자인 저의 처 김선경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12. 14.
이상훈